성격의 발달과 발달 단계

성격의 발달과 발달 단계에 관해 알아봅시다.

심리성욕 발달단계이론

심리성욕 발달단계이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프로이트의 성격발달이론을 심리성욕 발달단계이론이라고 합니다. 인간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성적 충동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성격 발달과 관련해서 프로이트의 이론은 몇 가지 기본적인 전제를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인간의 성 에너지는 모태에서 태어날 때 상당량이 나타난다는 것. 둘째는, 각 단계에 따라 성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발산되는 부위가 있는데, 구강이나 성기, 항문 등에 집중될 수 있다는 것. 셋째는, 어떤 단계에는 신체의 특정 부위가 기분 좋은 긴장감을 선사할 어떤 대상이나 활동을 추구한다는 것. 넷째, 어느 단계에서 욕구 충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서 심하게 좌절되거나 반대로 너무 탐닉하게 되면 다른 부위로 리비도가 이동하지 않고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 다섯째, 발달 과정에서 퇴행이 이러나는데, 말인 즉슨, 다음 단계로 발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전 단계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 같은 기본적인 전제를 생각하면서, 각 발달 단계에 관해 자세히 살펴봅시다.

 

1단계 구강기

1단계 구강기는 생후 1년간의 시기를 말합니다. 구강, 즉 입에서 목구멍에 이르는 빈 공간을 통해 사람의 생물학적 충동을 해소해가는 시기입니다. 유아는 엄마의 젖을 입으로 빨면서 배고픔을 해결하고 영양을 공급받으며 동시에 입을 움직여 쾌락을 얻습니다. 구강이 유아 활동과 관심의 초점입니다. 유아기에 자극이 과도하게 주어지거나 반대로 불충분하게 주어지게 되면 구강기에 고착화될 수 있는데, 구강기에 고착된 성격은 타인에게 의존적이고 지나치게 수다스러울 수 있고, 냉소적이거나, 욕설과 험담을 잘하고, 불안할 때는 먹어야 하고,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거나 식탐이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2단계 항문기

2단계 항문기는 1~3세의 시기를 말합니다. 보통 3세까지 진행되는데, 성의 에너지인 리비도가 항문에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대변을 배출할 때 쾌감을 느끼는데 이 연령대에서 대개 배변훈련을 하면서 쾌락을 지연하는 방법도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기 통제력을 훈련하게 됩니다. 하지만 배변훈련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항문기 고착 성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특징은 유난히 고집이 세고, 모든 것에 인색하고, 시간을 엄수하며 복종적이고, 과도하게 청결하거나, 모로한 것이나 혼란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 될 수 있고, 되려 과도하게 불결한 성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3단계 남근기

3단계 남근기는 3~5세 시기를 말합니다. 리비도가 성기로 옮겨가면서 이 시기 아이가 자신의 성기를 인지하고 성기를 자극할 쾌감이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됩니다. 이때 아이들은 자신의 성과 반대인 부모에게 무의식적으로 성적인 충동을 경험하는데, 남자아이는 어머니에게, 여자아이는 아버지에게 경험합니다.

남자아이가 어머니에게 품는 무의식적 성적 욕망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무의식적 상태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가 담긴 그리스 신화에서 가져온 용어입니다. 이때 남자아이는 자신의 이 같은 생각을 혹시라도 아버지가 알게 되면 자기 성기를 없앨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를 '거세 불안'이라고 합니다. 이 아이는 거세 불안을 극복하고자 아버지와 자기를 동일시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즉 자신의 아버지가 평소 보인 가치관이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여 아버지를 닮기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야말로 사랑하는 어머니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하면서 자신에게 알맞은 성 역할을 습득하게 되고 사회적 규범이나 바람직한 행동 양식을 배워갑니다.

 

그럼, 여자아이는 어떨까요? 프로이트는 역시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와 어머니의 애인을 동생을 통해 죽게 한 '엘렉트라'라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에서 용어를 빌려서, 여아가 아버지에게 품는 무의식적 성적 욕망을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불렀습니다. 여자아이는 자신이 남자아이와 같은 남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는 어머니가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남근을 잃게 된 것으로 여기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원망하게 되고 남근이 있는 아버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이를 두고 '남근선망'이라고 했습니다. 여자아이 역시 어머니와 동일시로 성 역할을 습득하고 사회화됩니다.

 

이 단계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혹은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남근기에 고착되는데, 남근기 고착 성격은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나 멋진 외모, 혹은 비범한 능력에 스스로 도취되어 다른 사람으로부터 계속해서 인정받길 원하는 성격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욕망에 대해 타이의 지지를 받게 되면 기고만장해지고, 반대로 다른 사람이 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색을 보이면 자기 자신을 무가치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남근기적 성격 특성은 자부심이나 허영, 만용, 자심감으로 나타나거나 상반되게, 자기 혐오나 비과느 슬픔, 겸손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4단계 잠복기

4단계 잠복기는 6~11세의 시기를 말합니다. 6세부터 사춘기에 이르는 기간까지인데 남근기의 성적 공격이나 충동이 해결된 후 나타나는 휴식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성적인 욕구가 억눌려지고 그 에너지를 대신 주위 환경에 대한 탐색이나 지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돌려 여러 지적인 활동을 많이 하게 됩니다. 리비도가 잠재되어 있으므로 특별한 성격 유형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5단계 생식기

5단계 생식기는 사춘기 이후의 시기를 뜻합니다. 심리성적 발달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데, 사춘기와 맞물리게 됩니다. 이 시기 청소년들은 신체적인 성장이 급격히 이뤄지고 더불어 호르몬의 변화까지 일어나면서 이러한 신체적 변화에 자극을 받아 그간 잠재되어 있던 리비도가 성기에 전부 집중되면서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도 자신과 반대인 성의 부모에 대한 성적 욕망이 다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때는 자아와 초자아가 이미 매우 강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어기제를 통해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아들은 아버지를 극도로 증오하게 되거나, 이성 부모에 대한 감정을 선생님이나 이성 친구와 같은 다른 대상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시기는 또래 이성에 대한 성적 관심이 증가합니다. 프로이트는 생식기의 성격을 성숙한 성격이라고 봤는데,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아무 단계에도 고착화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성숙이 지표는 일과 사랑입니다. 이전 단계에서 고착되면 일을 대할 때도 일을 일 자체로 즐기기보다 자신이 사랑받거나 상대를 지배하는 수단으로 일을 사용하기도 하며,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줄 어머니나 아버지를 찾느라 상대를 상대 그 자체로 사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숙한 성격은 가진 사람은 일을 일 자체로 즐길 수 있고,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참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